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어린시절 하던 숨밖꼭질 처럼 무궁화꽃이 피기 시작한다.
꽃봉오리가 ... 얼마나 많이 필것인지
접시꽃을 닮은 듯 한 무궁화꽃
무궁화 품종도 이제 다양하다.
한자어로는 槿(근), 木槿(목근), 근화(槿花), 목근화(木槿花)라 한다. 학명은 Hibiscus syriacus(히비스쿠스 시리아쿠스). 그 밖에 순화(舜花), 화노(花奴), 훈화초(薰華草)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다. 꽃말은 그 이름처럼 무궁(다함이 없음).
그런데 꽃말과는 달리 옛날에는 아침에 피어 저녁에 지는 꽃(朝開暮落花, 조개모락화)으로 여겨 조근(朝槿)이라 하였으며, 단명을 상징하는 꽃으로도 여겨졌다. 일례로 연산군이 총애하던 후궁 여원 안씨가 죽자 비통해 하며 글을 짓게 하였는데 이때도 단명(短命)을 뜻하는 조근(朝槿)을 글에 사용했다. 반면 근현대[1]에 들어서는 "피고 지고 또 피어 무궁화라 한다"며 오히려 질긴 생명력과 민족 저항정신을 상징하는 근거로 삼고 있다. 꽃 하나만 볼 것이냐, 관목 전체를 볼 것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관점인데 현대에는 후자의 의미가 훨씬 강하다.
대한민국의 국화라고 흔히들 여기고 있지만, 사실 대한민국에서 명백히 '법으로 규정된' 국화는 없다. 그렇더라도 각종 상징물에서 무궁화를 자주 사용하기도 하고 관습법적으로 국화라고 인정받는 편. 인도-중국 서남부가 원산지이나 오래 전부터 한반도 전역에서 폭넓게 분포하며 예로부터 민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목적으로 널리 재배하였다. 고대에는 신성시 하던 식물로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신단 주위에서도 많이 심었다.
색이 은은하고 꽃이 오래가서 '민족의 기상을 닮았다'고 일컫는다. 전통적으로 백성과 가까운 꽃이었으며 대한민국에서 무궁화가 국화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 데에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
꽃은 제법 큰 편이며 꽃잎은 흰색 내지는 분홍색을 띄며 5장이 잔처럼 벌어진다. 가운데 붉은 테(일명 '단심')가 있고 거기서 노란 수술이 솟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편적으로 흰 꽃이 유명하지만, 본래 무궁화는 붉은 빛이 도는 꽃이고 오늘날의 흰 무궁화는 한반도에서 개량된 것이라 한다. 구조로 따지면 양성 완전화이다.
배달계, 백단심계, 적단심계, 청단심계, 자단심계, 아사달계 총 6가지 종류의 무궁화가 있으며 색에 따라 구분한다. 7월에 피어서 10월까지도 꽃이 핀다. 그러나, 관리를 소홀히 하면 벌레가 생기기 쉬우며, 벌레가 생긴 꽃은 매우 흉해지기 때문에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꽃이 질 때는 꽃잎이 무슨 꽃봉오리 열리기 전마냥 완전히 오므라들면서 꽃송이(Cluster)째로 땅에 떨어지는 식으로 진다. 이는 무궁화가 동백꽃처럼 꽃부리가 꽃과 통으로 붙어있어서[3] 꽃이 질 때면 다른 꽃처럼 꽃잎이 하나나 지거나 말라가는게 아니라, 완전히 오므라든 형태에서 꽃부리와 함께 가지에서 뚝 떨어지는 식으로 지게 된다. 구조가 비슷한 동백꽃 역시 무궁화와 비슷한 형태로 꽃봉오리와 유사한 모양으로 오므라든 상태에서 꽃부리째 떨어져 진다.
기본적으로 생명력이 강해서 어지간히 척박한 환경에도 적응하며 번식도 다양하게 시킬 수 있으며, 이식력이 강하고 맹아력이 매우 강해서 이렇게 두목작업을 해도 가지가 잘 자란다. 목적에 맞추어서 어떻게 수형을 잡을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만 모든 장미목 식물들이 그렇듯이 관리를 잘 안 해주면 벌레가 꼬이기 쉬운데 주로 진딧물이 많이 생긴다. 이걸 근거로 들어 지저분한 꽃이라면서 국화를 바꾸자는 주장도 있었고, 십수년 전에는 한 국회의원이 이런 이야기를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어지간한 병충해로도 죽지 않는 무궁화의 생명력을 보고 관리를 소홀히 하는 탓이 크며, 약간만 주의해서 주기적으로 관리를 해주면 오히려 다른 장미목 식물보다 관리가 용이하다. 농약도 너무 많이 치면 오히려 꽃의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고, 1년에 2번 정도 방역을 실시하고 거름도 1년에 2번 정도만 주면 진딧물에 대한 피해는 예방이 가능하다. 어떤 꽃이든 심는 것 보다는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장미 등의 화초에는 방제약을 주기별로 치는 반면 무궁화에는 제대로 된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이 알려진 탓이 크다. 잉글랜드의 국화이자 많은 이들이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장미]같은 경우는 방충약을 어지간히 쳐도 병충해로 식재한 그 해를 넘기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
과거에는 무궁화를 해충 구제용으로 논밭 옆에 많이 심었는데, 농작물에 달려들던 벌레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무궁화를 희생제물로 대신 제공한 것이다. 겨울에는 육식벌레들이 무궁화 나무 속에서 동면하다가 봄이 되면 기어나와서 진딧물과 해충을 잡아먹기도 했다. 이래저래 자연방제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그러므로 농사를 짓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무궁화와 버드나무(수질정화용)를 볼 수 있었기에 애국가의 가사처럼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았다.
꽃[5]과 잎이 차나 약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흰 무궁화는 설사와 구토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실, 진딧물 같은 벌레가 많이 모인다는 것도 꽃에 영양분이 많다는 증거다. 허브차의 일종으로 서양에서는 매우 대중적이다. 국내 시판되는 허브차 중에서 블렌딩된 차 중에서 붉게 우러나는 차는 구성성분을 보면 십중팔구 히비스커스다.
내한성(耐寒性)을 지닌 식물이기는 하지만, 기온이 영하 20도 미만으로 떨어지는 북부지방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고 한다. 또한 실생의 어린묘목은 추위에 약해서 노지월동이 어려우므로 실내재배 등 방한대책이 필요하다.
부용, 접시꽃 등 Hibiscus속 식물들의 꽃 형태가 비슷해서 그런지 서로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Hibiscus속 식물은 대부분 열대, 아열대 지방 식물이 많지만 유독 무궁화는 난대-온대지방이 서식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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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계
배달품종과 그 아종. 개량종으로 꽃의 형태는 흔히 아는 무궁화이나 꽃잎이 완전한 백색이고 중앙에 붉은 테가 없다. 비교적 최근에 개량된 종류이며 기본적으로 홑겹이나 아종으로 다양한 형태가 있다. 꽃이 크고 꽃잎이 완전한 흰색인 게 공통점이며 이름에서 보이듯 민족적 상징성을 염두에 둔 종류이다. 외국에서 만들어진 품종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잔 다르크라는 이름의 품종이 있다. #
백단심계
가장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진 무궁화의 형태. 흰 꽃잎에 붉은 단심. 노란 수술이 특징이다. 백단심을 베이스로 많은 아종이 있으며 방사맥의 형태, 꽃의 크기, 색상 등으로 가장 다양하게 분화된 종류이다.
적단심계
과거에 자단심계와 함께 홍단심계로 불렀으나 적단심계와 자단심계로 분류되었다. 꽃에 붉은 빛이 돌며 색상과 모양이 가장 화려하다.
청단심계
꽃잎에 청색이 도는 개량형. 배달과 더불어 비교적 최근에 개량된 종류이며 이쪽은 유럽의 개량종을 베이스로 했다고 한다. 형태나 모양은 자단심계와 유사하기도 하나 전체적으로 청색의 꽃만을 피우며 다른 색의 꽃이 피지 않는다고 한다.
자단심계
적단심계와 함께 홍단심계에 속했으나 분류되었다. 적단심계에 비하여 꽃잎이 자주색에 가까우며 모양은 적단심계와 유사하다. 역시 화려하며 아종도 다양하다.
아사달계
아사달품종과 그 아종. 백단심계와 기본적으로 유사하나 꽃잎이 더 가늘며 아사달 무늬라 부르는 독특한 무늬가 나타난다. 이 아사달 무늬가 나타나는 것을 아사달계로 분류하며 이 무늬는 꽃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에서 70주년 광복절을 맞아 '나라꽃 무궁화 품종도감'을 발간했다. 산림청을 비롯한 관련 기관이나 학회, 혹은 국립산림과학원 홈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찾아보자. 바로가기
반겹꽃~겹꽃 무궁화의 경우 중삼부를 꽃잎들이 추가로 덮은 형태여서 홑꽃에서 보이는 특유의 단심무늬가 안 보인다.
학명이 '히비스쿠스 시리아쿠스'(Hibiscus syriacus)인 이유는 카를 폰 린네가 학명을 지을 때 원산지를 시리아로 생각했기 때문. 그도 그럴것이 유럽에 전해진 최초의 표본이 시리아의 정원에서 채집되었기 때문이다.위키백과 그 후 18세기까지 유럽에서 무궁화의 원산지는 시리아로 알려져 있었다.
허브티의 재료로 쓰이는 로젤(Roselle)[7]이 무궁화와 가까운 친척이다. 똑같이 무궁화속이며 학명은 Hibiscus sabdariffa L. 꽃이 색깔만 다를 뿐 무궁화랑 정말 닮았다.[8] 로젤 꽃을 말려 만든 차를 흔히 '히비스커스차'라고 부르는데, 색은 붉고 새콤한 맛이 있다. 색이 우러나오는 게 강한 편이어서 히비스커스 티백 하나만 큰 물통(1.5리터 분량)에 넣어놓고 하루쯤 기다리면 물통 안의 물이 죄다 붉게 변해있는 기염을 토한다. 또 붉은색이 맑게 우러나오는 편인지라 보기에도 예쁘다. 히비스커스차의 효능에는 혈압과 콜레스테롤 개선, 면역력 증진, 체중 감량 등이 있다. 이 로젤은 아마 하와이 관련 사진에서 '러브 하와이' 라 불리는 꽃과 함께 자주 등장한다. 하와이 관련 사진이나 관광광고 사진에서 종종 나오는 시뻘겋고 큰데 무궁화 닮은듯한 꽃이 바로 이 로젤이라 보면 된다. 이것도 요새는 수입되었으며 관상화로 시장 내에서 물량이 풀려서, 꽃집에서 간혹 상품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나라별 명칭
언어별 명칭
미국식 영어
Rose of Sharon
영국식 영어
Syrian ketmia, shrub althea, rose mallow
한국어
무궁화
중국어
木槿花mùjǐnhuā
일본어
木槿むくげ
힌디어
मुगुङ्ह्वा
중국어로는 '木槿花(Mùjǐnhuā)'가 현대어로 정식 명칭이며, 고전에서부터 이를 사용했다. 일본어로는 '木槿(ムクゲ)'라 부르고 있다. '無窮花(무궁화)'라는 꽃 이름과 한자 표기는 한국에서만 쓰이는데 여기에는 몇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중국어 '木槿'의 중고음인 [muk ki̯ən]이 유입되어 '무궁'이 되었고 여기에 군두목식 취음으로 無窮을 붙였다는 설이다. 다른 하나는 어원을 알 수 없는 토박이말인데 역시 군두목식 취음으로 한자를 붙였다는 설[9]로, 무궁화의 우리말 부리에 의하면 순우리말로 '무우게', '무게', '무강', '무관', '무구게'와 유사하게 불렸다고 한다. 일본어 명칭인 무쿠게는 여기서부터 비롯됐을지도 모른다.
보다시피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에서의 표현법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미국식 영어 형태가 잘 알려져 있는데, 미국의 영향력 때문도 있지만, 국내 기독교계에서 샤론의 꽃과 무궁화의 연결고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이유도 있다.
한국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무궁화)
君子國在其北,衣冠帶劍,食獸,使二大虎在旁,其人好讓不爭。有薰華草,朝生夕死。一曰在肝榆之尸北。
군자국이 그 북쪽에 있는데, (그 사람들은) 의관을 갖추고 칼을 차고 있으며, 짐승을 잡아먹고, 두 마리의 무늬 호랑이를 부려 곁에 두고 있으며, 그 사람들은 사양하기를 좋아하여 다투지 않는다. 훈화초(무궁화)라는 식물이 있는데, 아침에 나서 저녁에 죽는다. 혹은 간유시의 북쪽에 있다고도 한다.
산해경(山海經) 해외동경(海外東經) 출처
설명: 문호(文虎)는 얼룩 무늬가 있는 호랑이를 말한다. 최남선(崔南善)은 군자국(君子國)의 이러한 정경을 우리 민속 중의 산신(山神)이나 독성(獨聖)의 자태를 묘사한 것으로 보았다.
《설문(說文)》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동이는 '대(大)'를 따르니, 대인(大人)이다. 이의 풍속은 어질고, 어진 자는 오래 살며, 군자가 있고, 불사의 나라이다." (東夷從大, 大人也. 夷俗仁, 仁者壽, 有君子, 不死之國.)
《예문유취(藝文類聚)》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군자국에는 무궁화꽃이 많은데 백성들이 그것을 먹는다. 낭야에서 3만리 떨어진 곳이다." (君子之國, 多木菫之華, 人民食之. 去瑯邪三萬里.)
학의행(郝懿行)은 목근(木菫) 또는 근(菫)은 일명 순(蕣)이라고도 하는데 순(蕣)은 훈(薰)과 발음이 서로 통한다고 주석했다. 즉 무궁화이다.
문화콘텐츠닷컴: 한국 신화 이야기 원전보기 - 군자국(君子國) 출처
대한민국과 무궁화와 관련한 가장 오랜 기록은 기원전 춘추전국시대 중국에서 기록한 고조선에 대한 내용이다.
한민족이 직접 남긴 기록 중에서 무궁화가 한국을 상징하는 꽃으로 언급되는 가장 오래 된 사례는 남북국시대 신라에서 최치원이 당나라로 보내는 문서에서 알 수 있다.
則必槿花鄉廉讓自沉,楛矢國毒痛益盛。
근화향[11]은 겸양하고 자중하지만, 호시국[12]은 강폭함이 날로 더해간다.
사불허북국거상표(謝不許北國居上表) 출처
12세기 고려시대 문신 이인로가 창작한 과어양(過漁陽)이라는 7언 율시에서는 "무궁화는 아직히 푸른 산봉우리에 비치는데(槿花低映碧山峯)"라는 구절이 나온다.
고려시대 후기의 문신 목은(牧隱) 이색의 문집 목은시고 제5권에서 수록한 시에서는 "무궁화로 울 만들고 대로 서까래 만들었네(槿作藩籬竹作椽)"라는 구절이 나온다.
15세기 조선시대 전기의 문신 서거정이 만든 '사가집 제5권'에서는 '일휴(日休)가 부쳐 온 시에 차운하다'의 제목으로 시 3수가 실려 있다. 그 중 마지막 수에서 "무궁화 붉게 피고 버들가지 문에 비치고(紅槿花開柳映門)"란 구절에서 무궁화를 언급한다.
1649년 조선시대 중기의 문신 김성일이 제작한 것이라고 알려진 '학봉집(鶴峰集) 학봉일고 제2권'에서 무궁화는 시조의 대상이 된다. 백일 동안 피고, 지고, 다시 피는 무궁화를 노래하고 있다.
좋은 꽃 백 일 피고 또다시 무궁하여(名花百日又無窮)
끊임없이 서쪽 담서 붉게 꽃을 피우누나(脈脈西墻相倚紅)
객이 와서 또한 역시 가없는 흥 있나니(客來亦有無邊趣)
만물 중에 그 누가 무극옹을 찾아보나(萬化誰探無極翁)
이렇게 조선시대 때도 근원(槿原), 근역(槿域) 등 여러 표현으로 우리나라를 무궁화의 나라라고 표현하였다.
무궁화는 꽃봉오리가 한 번에 만개하지 않고 순차적으로 피고 지기를 반복하여 보기에 꽃이 한결같고 항상 피어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이런 점을 두고 정절과 절개의 상징으로 보기도 하였으며 현대에는 무궁화를 개개의 인간, 꽃이 계속 피고 지는 나무 자체를 인류의 역사로 보는 견해도 있다.
오늘 핀 꽃이 내일까지 빛나지 않는 것은
한 꽃으로 두 해님 보기가 부끄러워서다
날마다 새 해님 향해 숙이는 해바라기를 말한다면
세상의 옳고 그름을 그 누가 따질 것인가
윤선도 <무궁화>
재미있게도, 중국에서는 무궁화를 하루만 피었다가 진다고 해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똑같이 하루만 피었다가 지는 현상을 가지고 다음날 뜨는 해(임금)를 볼 수가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하여 충신에 비유한 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