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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구정에 대한 시

by 아이루스 2024.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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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스러운 사람------- 이해인 수녀님


우리가 서로 주고받는 많은 인사말 중에서도 `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은

가장 정겹고도 포근한 말이라 생각됩니다.



이말을 설날이 아닌 날에도

자주 주고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복(福)이라는

금박이 글자가 찍힌 저고리의 끝동이나 옷고름,

은이나 자개로 복을 새겨 넣은 밥그릇이나 젓가락,



복주머니 등을 보면 괜스레 즐거워지고

행복이 바로 곁에 머무는 듯 설레이곤 했습니다.



설날이 오면----- 정세일





설날이 온다는 소리에 누이와 나는

다리 건너편으로 마중을 갑니다.

설날은 마음이 급하고 강을 건너오기 전에

우리는 벌써 색동옷을  입고 있습니다.



설날은 돌아오면서 길게 길게 구비 진 고갯길마다

고향에 같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찾아온 달을

동네 길 어귀마다 걸어주면서

새벽하늘 따라 달려오는 설날은

올해도 어김없이 달 주머니 속에

선물을 안아가지고 옵니다.



그 달 주머니 속에는 할머니 털신도 들어있고

실로 짠 할머니 조끼가 들어있습니다.

눈이 큰달은 고갯길을 돌아올 때

올해도 커다란 눈으로 눈물을 흘립니다.



그렇게도 까맣게 두고 왔던

고향은 반가운 삽살대문이 가슴을 열고

바둑이와 함께 마중을 나오기 때문입니다.



가까이 갈수록 겨울 논에선

졸졸졸 숨 쉬는 소리가 가슴이 시원하고

신작로의 덜컹거리는 소리가

잃어버렸던 고향의 고동을 돌려줍니다.

설날이 되면---- 이영지





2월의 요맘때야

설날의 요맘때야

고향에 두고 나온 가슴이 보고 싶어

어떻게 가보면 되나 두 눈으로 보려면



새싹이 날 보네요

가슴을 내미네요

아들을 안아보라

두 번씩 곱빼기로

이파리 쭈우욱 나온 고향땅에 왔네요



맨얼굴 들이밀어

민낯을 부비대어

갈팡을 털어내야

질팡을 빠져나야

꽃잎이 되기로 하는 아들 나와 있네요



설날----- 오정방





세상일 접어두고

고향집 찾아가서



설빔으로 차려입고

옹기종기 둘러앉아



웃음꽃

맛있는 음식

배가 절로 부르리



타관서 멍든 상처

고향 가서 치료받고



그립던 일가친척

만난 곳이 낙원이라



덕담에

훈훈한 인정

해 지는 줄 모르리

설날 명절----- 손병흥





모처럼 온 가족을 반갑게 만나보게 될

새로이 한 해를 맞는 우리 민족 최대 명절

새해 새달 시작되는 첫날 음력 정월 초하루



조상들께 차례 지낸 뒤 친지 웃어른 찾아뵙거나

공손히 세배한 뒤에 내어놓는 세찬과 세주 마시고

문안인사 들춰가며 하례하고서 덕담도 나누는 설날



함께 어울려 윷놀이 널뛰기와 연날리기를 한다거나

아득한 고향산천 성묘 나들이길 정경 속에 파묻히고픈

정겨움 듬뿍 느껴볼 수 있는 뜻깊은 명절 연휴 나들이

설날------ 김덕성





가뭄에 단비 내려

냇가에는 연둣빛 감도는데

온 가족이 안전한 귀성길이 되었으면



부모님 찾아뵙고 세배드리고

온 가족 모여 앉아 떡국에 먹으며

정을 쌓는 행복한 설이었으면



웃어른 찾아뵙고 세배 올리고

옛 친구만나 회포를 풀며 정 나누며

하늘은총 감사하는 설이었으면



뿌리 찾아 나눈 설

연륜으로 성숙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안전한 귀경길이 되게 하소서

구정 즈음에----- 백원기





삼백육십오일 조용히 놓인

옛날 사진을 들여다본다

옛날 울 엄마가 우리들 사진 들여다보듯



엄마 아빠 사내아이 둘

관악산 기슭에서 찍었던 사진

천연스럽게 웃는 웃음 천사의 웃음

그때 입힌 옷이 생각난다



말썽 피우고 웃음도 안겨주던 아이들

다시 돌아와 조몰락거릴 수 있었으면



어느 틈에 자란 아이들이 둥지를 떠나

참새 가족처럼 한 둥지 틀어

짹짹이며 귀엽게 살고 있는 모습

언제 돌아와 제 자식처럼 보여주려나



흑백이 아닌 화려한 칼라 사진

꽃처럼 예쁘게 살고 있는 아이들

분신의 분신까지 돌아와

한바탕 웃음잔치 벌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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