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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시 이해인 수녀

by 아이루스 2023.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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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시 -----이해인 수녀님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 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힌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두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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