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처럼 쏟아지는 흰꽃, 이팝나무
하얗게 눈이 내린 듯한 5월의 하늘 아래,
조용히 피어 있는 이팝나무를 만났습니다.
햇살에 부서지는 순백의 꽃잎들은 마치 누군가의 오래된 편지처럼,
가만히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쌀밥처럼 수북이 피어난 꽃송이들 속에는
이 계절이 주는 가장 따뜻한 위로가 담겨 있는 것만 같지요.
그래서일까요, 예부터 이팝나무가 만개하면
그 해 농사가 잘된다는 말이 전해졌다는 이야기가 더 정겹게 들립니다.
조팝나무보다 조금 늦게 피지만,
이팝나무는 더욱 풍성하게, 그리고 더 조용히 다가옵니다.
누군가는 조팝나무가 봄의 서곡이라면,
이팝나무는 봄의 마지막 인사라고도 말하지요.
봄날이 아쉬워지는 지금, 이팝나무는 그렇게 고요하게 계절의 끝을 알려줍니다.
이팝나무는 서울 성북구 정릉천, 중랑천,
그리고 강변 산책길마다 흔히 만날 수 있습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잠시 길을 걷다 보면
갑자기 눈앞이 환해지는 순간이 찾아오곤 하지요.
그때, 잠시 멈춰 서 보세요.
하늘을 향해 활짝 웃고 있는 하얀 꽃들 사이로
당신의 마음도 조금은 환해질지 모릅니다.
가볍게 스치는 꽃가루가 간지럽지만,
그마저도 봄의 장난처럼 느껴지는 5월입니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마음도 환히 열어봅니다.
이팝나무 아래 서면, 왠지 오래된 그리움 하나쯤 꺼내어
꽃잎에 실어보내고 싶어지니까요.
오늘, 이팝나무를 만났다면
그건 분명 봄이 당신에게 속삭이는 인사입니다.
“잘 지냈나요, 이제 곧 여름이에요.”










눈처럼 쏟아지는 흰꽃, 이팝나무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이팝나무는 5월이 되면 순백의 꽃을 흐드러지게 피워내며 봄의 절정을 알립니다. 그 모습이 마치 하얀 쌀밥을 수북이 쌓아놓은 듯해 ‘이팝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집니다. 실제로 예로부터 이팝나무가 풍성하게 피면 그 해 농사가 잘된다는 속설도 있을 만큼, 자연과 인간의 삶을 이어주는 정겨운 나무이기도 합니다.
이팝나무는 개화시기가 5월 초에서 중순 사이로, 지금이 가장 아름답게 꽃을 피우는 시기입니다. 작은 흰 꽃들이 뭉쳐 피어 눈처럼 흩날릴 듯한 풍경은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지요. 특히 햇살이 좋은 날, 푸른 하늘과 대비되는 하얀 꽃잎은 사진으로 담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이팝나무 꽃가루는 비교적 자극이 적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편은 아니지만, 민감한 분들은 주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팝나무와 자주 비교되는 나무로는 조팝나무가 있습니다. 두 나무 모두 하얀 꽃을 피우지만, 조팝나무는 4월 중순쯤 먼저 꽃을 피우며 가지를 따라 물결처럼 피어나는 모습이 특징입니다. 반면 이팝나무는 둥글게 뭉쳐 핀 꽃이 나무 전체를 덮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시기상으로 조팝나무가 먼저 피고, 그 뒤를 이팝나무가 잇는 셈이지요.
서울에서는 성북구 정릉천, 중랑구 묵동천 등 이팝나무 명소로 알려진 곳들이 5월이면 흰 물결로 물들어 산책하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지방에서는 전남 구례나 경남 하동의 농촌길에서도 이팝나무가 장관을 이루며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팝나무는 단순히 아름다운 나무를 넘어서, 봄의 끝자락을 알리고 여름을 준비하게 해주는 계절의 신호탄 같은 존재입니다. 매해 이맘때가 되면 눈처럼 하얗게 핀 이팝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고, 소소한 계절의 변화를 느껴보는 것도 일상의 큰 기쁨이 됩니다. 가까운 공원이나 하천변을 산책하며 이팝나무를 만나보세요. 하얗게 피어난 꽃들 사이로 바람이 살랑일 때, 비로소 진짜 봄이 완성됩니다.